유럽연합(EU) 의회가 세계 첫 암호화폐 규제법안 MiCA(미카)를 20일(현지시각) 통과시켰다. 거래 익명성을 제한하는 이른바 트래블 룰(travel rule)도 강화하면서 거래소는 암호화폐 거래 정보를 수집해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거래소 간 암호화폐를 이동할 때 발신인과 수신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거래소 대신 자체 지갑을 사용해도 1000유로 넘는 가상자산을 중앙화 지갑으로 이체하는 경우 제재가 있을 수 있다.
변화하는 암호화폐 규제 환경에서 지갑 개발사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한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에 선정됐던 웹3 지갑 전문기업 아이오트러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완규 아이오트러스트 최고사업관리자(CBO)와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EU 의회는 익명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지갑 결제 제한을 승인했다. 지갑 개발사에는 어떠한 영향이 있나.
특정 암호화폐 사용이 법으로 금지된다면, 지갑 개발사들은 해당 법률에 근거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고객신원확인(KYC)를 싫어하는 사용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KYC를 강제한다면 단기간 어느 정도의 사용자 이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규제의 목적은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해당 자산이 어디서 왔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아니겠나. 대부분 사용자들이 공감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진입하면서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거 국내에서 거래소 트래블룰로 인해 잠시 회원가입 기능을 추가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기존 고객들의 거부감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실명인증까진 아니었어도 회원가입을 추가하면 꽤 큰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EU의 경우 법적 제한으로 인해 실명 인증을 해야 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탈하는 사용자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신뢰를 준다면 더 폭넓은 사용자 층을 제도권의 보호 아래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웹3 시장에서 지갑이 갖는 역할은 무엇일까.
웹3 환경에서의 지갑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SNS 메신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사용자가 웹3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지갑은 사용자와 웹3 서비스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갑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점차 더 많은 서비스들이 지갑을 통해 사용자들과 연결되고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지갑의 강력함이 나타날 것이다.
앞으로는 WWW(World Wide Wallet) 시대가 오게될 것이다. 모든 플랫폼들이 지갑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기존 웹2 서비스의 UI와 UX 환경에서 사용자가 블록체인 지갑을 사용하는 것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스마트 컨트랙트형 지갑이 재미있는 서비스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한동안 거래소 파산과 해킹 이슈로 콜드월렛이 주목받기도 했다. 장점과 한계는 무엇일까.
콜드월렛의 장점은 무엇보다 사용자 개인의 자산에 대한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단 점이다. 해킹 또는 거래소의 파산으로부터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디센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매출 규모가 더 크다. 해외에선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정말 많이 사라졌다. 언제 또 붕괴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내 자산은 내가 갖고 있으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물론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개인키의 보안이 필수인데 여기서 사용자가 불편해할 수 있는 온보딩 과정(on-boarding process)은 콜드월렛의 한계다.
아직 지갑 주소 개설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들이 많다. 사용자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있는 것인데, 어떻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까.
맞다. 현재 모든 지갑이 제공하고 있는 복잡한 온 보딩이 가장 큰 진입 장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접근성 및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면 반대급부로 보안 수준이 낮아진다. 보안과 편의성이라는 두 개 요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지갑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한다. 디센트는 하드웨어 지갑을 주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고, 또 하드웨어와 카드타입과 앱 형식의 다양한 지갑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대중화에 대해 항상 고민을 해온 것이다.
디센트는 지갑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한 복구단어를 지원하지 않는 카드 지갑으로 사용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을 했다. 더 나아가 사용자가 블록체인 지갑을 사용하는 것을 인지할 수 없을 만큼의 social log-in 간편지갑 위핀 출시도 앞두고 있다. 사용자는 현재 웹2 기반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위핀의 주요기능으로 사용자의 접근성을 좀 더 친화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출처: 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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