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발(發)로 최고가를 달성한 비트코인이 4000만원대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돌파에 성공한다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잠시 주춤했던 비트코인은 현재 반등에 성공하며 3700만원대에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VB 사태 반사이익을 누린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반된 전망이 제기됐다. ‘디지털 금’이란 정체성을 기반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주목받아 상승세를 이어갈 거란 의견과 강세장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립했다.
◆”비트코인, 금과 동일하게 수요 증가”
상승세를 예견한 의견은 최근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 계수에 주목했다. SVB 사태 이후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계수가 떨어졌지만, 금과의 상관 계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표적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과 비트코인을 동일한 정체성으로 받아들인다는 해석이기도 하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사토시 나카모토가 발표한 비트코인이 각광받은 것과 같은 데자뷰 상황이 벌어졌다”며 “SVB 사태 이후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 계수는 증가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과 같은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예고한 은행 예금 보전이 이같은 흐름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금 보전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으로 헤지 수단인 비트코인에 단기 수요가 몰릴 거란 분석에서다.
그는 “SVB 뱅크런이 일어났을 당시 정부가 예금 보장을 해준다고 발표했는데, 이 예금 보장에는 돈을 찍어내는 과정이 내재돼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면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갖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은행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크립토스프링 판단하기엔 시기상조”
반면에 SVB 사태로 크립토스프링이 도래했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로부터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폭락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날 참석해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시장은 크립토윈터가 지나고 크립토스프링이 오고 있다고 해석한다”며 “크립토 자체가 가격 변동이 상당한 시장임을 고려할 때 지나친 낙관적 해석은 성급하다”고 경계했다.
이어 “게다가 크립토 시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제도권 금융시장이 안정된 후에도 이번 상승세를 유지할지는 의문”이라며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로부터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폭락이 시작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 역시 이같은 의견에 일부 동의했다. SVB 파산이 유럽발 금융위기로 확산할 경우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것이다.
이 교수는 “현재 뱅크런이 유럽발 금융 위기로 전이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금융권 붕괴와 함께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함께 붕괴,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시장의 연쇄 마진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block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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