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JP모간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에 따른 금융권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 여파가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회장은 4일(현지시간) 주주 연례 서한을 통해 “현재의 (은행)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미 지났다고 해도 향후 몇년간 그에 따른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3페이지 분량의 서한에서 다이먼은 “경기침체 확률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현재의 위기가 언제 끝날지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시장에 공포감을 유발하고, 은행과 대출기관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금융 여건이 긴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은행 파산 등에 따른 혼란으로 중소 은행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며 전체 경제에도 한동안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SVB와 유럽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의 실패 등과 관련, 보호 한도를 초과한 예금 비중이 높았다는 점과 급격한 금리인상, 이에 따른 보유 채권의 손실 가능성을 언급하며 “현재의 위기는 잘 보이는 곳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규제 당국은 은행들이 정부 채권을 보유하도록 장려했다”면서 “이는 상대적으로 당국에 의해 안전하고 유동화가 쉽다고 간주된데다 자본 요건도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설상가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가 오를 때 국채를 보유한 은행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 위기가 당국의 소홀한 관리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그는 이번 은행권 혼란이 지난 2008년과 같이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여러 대형은행,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대출기관, 보험사 등이 얽혀 있던 과거 위기와 달리 이번 위기는 “관련된 금융 기관이 훨씬 적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번 위기로 ‘대마불사’로 여겨지는 대형 은행으로 고객의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JP모간체이스 등 대형 은행이 반사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은행에 대해 가지는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모든 은행에 좋지 않다”며 “대형 은행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은 맞지만, 이번 위기가 대형 은행에 어떤 면에서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겠지만, 대대적으로 규제를 바꿀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며, 당국이 그림자 금융으로 불리는 영역과 비은행 기관의 금융 서비스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blockmedia
모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