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지난 2021년 언급한 새로운 개념의 '소울바운드토큰(SBT)'이 가시화되고 있다. 부테린은 “블록체인 기반 비금융 서비스 중에선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활용해 신원을 증명하는 서비스가 유망하다”며 "SBT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당신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토큰"이라고 말한 바 있다.
SBT란 지갑 소유자들의 신원을 나타내는 정보를 담고 있는 전송 불가능한, 혹은 귀속된 토큰을 말한다. SBT는 ‘영혼이 묶인’ 토큰이라는 의미로 게임의 ‘귀속 아이템’과 유사하다. 누군가에게 SBT를 받으면 지갑에 귀속돼 다른 지갑으로 전송하거나 사고 파는 것이 불가해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차이가 있다. 나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도 지갑을 통해 경력이나 역량 증명이 가능하며, 중앙화된 플랫폼을 신뢰할 필요가 없고 현실 세계의 신원과 연동할 필요도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는 29일 개최 예정인 <코인데스크 코리아>의 창간 5주년 ‘2023 글로벌 토크노믹스 포럼’에서는 행사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SBT가 발행될 예정이다. 이번 SBT는 국내 웹3 전문 개발사 나무랩스와 글로벌 월렛 서비스 업체 디센트가 제작에 참여했다.
나무랩스는 SBT 발행하는 이벤트를 지금까지 세 차례 진행했다. 나무랩스가 진행한 '블록체인 소울 테스트' 이벤트에는 약 1만 명이 참여해 약 500개의 SBT가 발급됐다. 허진영 나무랩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이 익명성, 탈중앙성, 사용성에 이어 정체성 이슈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SBT를 빼놓을 수 없었다”며 ”지갑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횟수나 참석 여부 등 정량적 요소, 선호도나 행동 패턴 등의 요소까지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KL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김윤희 변호사는 “NFT는 거래가 가능해 이 자체로 신원 증명은 할 수 없지만 SBT는 가능하다”며 “일례로 익명으로 활동하는 봉사자가 커뮤니티에서 활동에 대한 증명서로서 SBT로 활동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BT에 포함된 경험, 이력 등 바탕으로 고객 세분화가 가능하다면 웹3에서 좀 더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SBT를 활용하면 본인의 개인정보 활용을 직접 선택하고 보상 청구가 가능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특성을 활용해 지난해 SK텔레콤은 디지털 자산 지갑인 '웹3 지갑’ 개발에 나섰다. 해당 지갑에는 이더리움·클레이튼 등 암호화폐(가상자산)와 디지털 콘텐츠 NFT, 신분증·수료증 등의 자격증명에 쓰이는 SBT를 담을 수 있어 이목을 끌었다. 또 일본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미츠이 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SMBC)은 SBT를 본인 확인 등 증명에 활용하는 실증 실험에 착수했다. 이는 일본 시중은행 중 SBT를 발행한 최초 사례다.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인 SBT는 기술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남아있는 상태다. 허진영 CEO는 “사용자와의 영구적인 연결을 보장하는 기술이나, SBT의 소유권과 이용 권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술 등은 현재 해결해야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불분명한 규제 분야도 현재 SBT의 제약으로 꼽힌다. 김윤희 변호사는 “SBT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면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따라야 한다”며 “증권성 여부에 대한 여러 사례들이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하고, 디지털자산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3 글로벌 토크노믹스 포럼'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한겨레신문사, 윤창현 조명희 변재일 김종민 국회의원, 국회 ICT융합포럼이 공동 주최한다. 디지털자산정책포럼과 리파이서울, 비온미디어, 논스클래식, 나무랩스, HBAR 파운데이션이 파트너로 참여한다.
출처: 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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